전북완주에있는 송광사 ,,

전북 완주 송광사는 통일신라 경문왕 7년(867)에 도의가 처음으로 세운 절이다. 그 뒤 폐허가 되어가던 것을 고려 중기의 고승 보조국사가 제자를 시켜서 그 자리에 절을 지으려고 했지만, 오랫동안 짓지 못하다가 광해군 14년(1622) 응호·승명·운정·덕림·득순·홍신 등이 지었다고 한다. 이후로도 인조 14년(1636)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절의 확장공사가 있었고 큰 절로 번창하였다.

종을 달아 놓은 종루는 십자각을 가리키는 말이다. 십자각은 열 십(十)자 모양을 하는 2층형 누각이다. 종이 걸려 있는 중앙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각각 1칸씩 덧붙여 이루는 모양인데, 지붕 역시 중앙에서 모아지는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가운데 칸에는 종을 두고 목어·북·운판은 돌출된 칸에 각각 보관되어 있다. 마루 밑의 기둥들은 원형기둥과 사각기둥이 섞여 있으며, 위에 기둥들은 모두 원형기둥을 세워 놓았다.

조선시대의 유일한 열 십(十)자형 2층 누각으로 그 가치가 크다.

평면십자형(平面十字形)의 누각건축(樓閣建築)이다. 재산대장(財産臺帳)에는 16평 2합이라 하였다. 근세(近世)의 다포계 가구(多包系 架構)를 보여주고 있으나, 매우 희유(稀有)한 건축으로써 주목(注目)된다.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하권(下卷))에는, 최승제(崔承制)(충헌(忠獻))십자각(十字閣)에 붙인 글이 있다. 「금차각야 능사각여십자이기중즉방여정언, 유세소위장로자 고이십자명지(今此閣也 楞四角如十字而其中則傍如井焉, 類世所謂帳盧者 故以十字名之)」라 하였다. 이로써 이미 고려시대에도 십자각(十字閣)건물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앙간(中央間)을 중심(中心)으로 동서남북(東西南北)으로 각 한칸식 덧붙여지고, 따라서 지붕도 중앙(中央)에서 모아지는데, 지붕끝은 팔작(八作)지붕으로 처리하여 아름다운 곡선을 보여준다. 각 주간(柱間)너비는 모두 250㎝를 유지하고 있다.

높이 7m 자연석 초석위에 굵은 150㎝높이의 누하주(樓下柱)를 세우고, 그위에 멍에를 짜고 난간을 두루고 마루를 깔았다. 누상주는 높이 210㎝, 그위에 창방을 지르고, 평방(平枋)을 얹고 공포(拱包)를 짰다. 각 우주(隅柱)위에는 귀공포를, 기둥살미에는 주간공포(柱間拱包)를 하나씩 얹었는데 내외(內外) 각 3출목(出目)씩을 짰다. 내부(內部)는 천정판(天井板)이 따로 없이 팔방(八方)에서 짜올라간 공포(拱包)가 중심(中心)에서 합치(合致)되는 가구성(架構性)을 보여준다.